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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가드3

"방에 벌레가 있어, F킬라 뿌려야 해" - 치매 어머님의 가려움증과 망상을 함께 풀어간 우리집 이야기 새벽 두 시, 어머님 방의 불이 켜져 있었어요며칠 전 새벽 두 시쯤이었어요.자다가 화장실에 가려고 일어났는데, 어머님 방 문틈으로 불빛이 새어 나오고 있었습니다. 살짝 방문을 열어봤더니, 어머님이 침대에 앉으셔서 한쪽 다리를 박박 긁고 계셨어요."어머님, 안 주무세요?" 조용히 다가가 여쭤봤더니, 어머님이 한숨 푹 쉬시면서 그러시더라고요."애미, 자꾸 가려워. 벌레가 무는 것 같아. 방에 벌레가 있어. 킬라 좀 뿌려라." 자세히 보니 어머님 팔과 다리에 빨갛게 긁은 자국이 여기저기 있었어요. 손톱으로 어찌나 긁으셨는지, 어떤 부분은 살갗이 일어나 있더라고요.저는 그날 밤 어머님 옆에 앉아서 한참 손을 잡고 있었어요. 어머님은 진심으로 방에 벌레가 있다고 믿고 계셨고, 진심으로 가려워서 견디기 힘드신 상태.. 2026. 5. 13.
시어머님의 치매검사부터 치매초기치료까지, 한집 4세대 가족이 12년을 지켜온 이야기 올해로 시어머님과 한집에서 산 지 26년째입니다.어머님께서 치매 진단을 받으신 지는 꼭 12년이 되었고요.저희 집 거실에는 지금도 네 세대가 함께 앉습니다. 아흔이 되신 어머님, 저와 남편, 그리고 세 아이. 시끌벅적한 저녁 식탁에서 어머님은 가끔 저를 “새댁”이라고 부르세요. 26년 전 처음 이 집에 들어온 그 신혼 시절로 돌아가 계신 거죠. 막내가 “할머니, 저는요?” 하고 웃으면, 어머님도 영문은 잘 모르신 채 따라 웃으십니다.저는 몇 년 전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따고, 지금은 가족요양으로 어머님을 직접 돌보고 있습니다. 처음엔 제도를 활용하려고 시작한 공부였는데, 배우다 보니 ‘아, 그때 그 신호가 그거였구나’ 하고 무릎을 친 순간들이 정말 많았어요.오늘은 12년 전, 어머님을 모시고 처음 병원 문.. 2026. 5. 10.
2026 현충일이 토요일인 이유, 그리고 치매 어머님과 다섯 식구가 보내는 6월 새해 달력을 받자마자 가장 먼저 펼친 페이지가 6월이었습니다.올해는 어머님 모시고 어디 한 번 다녀와야지, 그렇게 마음먹고 6월 6일을 짚는 순간 마음이 살짝 내려앉았어요.“어, 토요일이네.”직장 다니는 남편이 옆에서 달력을 보더니 한숨을 푹 쉽니다.“여보, 그럼 월요일도 안 쉬는 거야?”저희 집은 다섯 식구가 함께 삽니다. 아흔이 되신 어머님, 저와 남편, 그리고 세 아이. 어머님이 치매 진단을 받으신 지는 올해로 12년째예요. 저는 몇 년 전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따고 가족요양으로 어머님을 돌보고 있습니다.이런 우리 집에서 ‘공휴일이 하루 줄어든다’는 건, 단순히 직장인 황금연휴가 짧아진다는 의미와는 조금 다릅니다. 아이들이 학교 가는 날, 남편이 출근하는 날, 저는 어머님 곁을 비울 수 없거든요. 공.. 2026. 5.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