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어머님 이야기

90세 치매 시어머님을 모시며 느낀 치매 초기증상과 가족의 현실

by 기억창고 2026. 5. 12.

 

90세 치매 시어머님을 모시며 느낀 치매 초기증상과 가족의 현실

치매는 우리 가족 이야기가 될 줄 몰랐습니다

시어머님을 모시고 산 지도 어느덧 26년이 되었습니다.

결혼 후 자연스럽게 함께 살게 되었고, 아이 셋을 키우며 6식구가 함께 지내는 시간이 당연한 일상처럼 흘러갔습니다.

예전의 시어머님은 부지런하셨습니다.
새벽이면 가장 먼저 일어나 가족들 밥을 챙기시고, 손주들 걱정도 누구보다 많이 하셨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같은 말을 반복하시고, 방금 드신 식사를 기억하지 못하셨습니다.
잘 두시던 물건 위치를 자꾸 잊어버리셨고, 평소 잘 가시던 길도 헷갈려 하셨습니다.

처음에는 단순히 연세 때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가족들은 이상함을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결국 시어머님은 치매 진단을 받으셨습니다.

벌써 12년 전 이야기입니다.


치매 초기증상은 가족이 가장 먼저 알아차립니다

지금 돌아보면 치매는 어느 날 갑자기 시작된 게 아니었습니다.

아주 작은 변화들이 천천히 반복되고 있었습니다.

같은 질문을 계속 반복하셨습니다

“오늘이 몇 일이냐”
“밥은 언제 먹냐”
“아들은 언제 오냐”

몇 분 전 대답해드린 이야기를 다시 물으셨습니다.

처음에는 웃으며 대답했습니다.
하지만 하루에도 수십 번 같은 질문이 반복되면 보호자는 점점 지치게 됩니다.

그런데 더 마음이 무거웠던 건 시어머님은 그 사실을 전혀 모르신다는 점이었습니다.


물건이 없어졌다고 의심하시기도 했습니다

지갑이나 리모컨을 엉뚱한 곳에 두신 뒤 누가 가져갔다고 하시는 날도 있었습니다.

한참 찾다가 장롱 안이나 냉장고에서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처음에는 서운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 행동조차 병의 증상이라는 걸 받아들이게 되었습니다.


치매 가족의 하루는 예상대로 흘러가지 않습니다

치매 환자를 모시고 살면 하루가 늘 긴장 속에서 지나갑니다.

어떤 날은 평온하게 지나가지만, 어떤 날은 새벽부터 집안을 돌아다니시며 문을 열려고 하십니다.

가끔은 밤중에 “집에 가야 한다”고 말씀하시기도 합니다.

이미 집에 계신데도 말입니다.

처음에는 계속 설명하려 했습니다.

“여기가 어머님 집이에요.”
“지금 밤이에요.”

하지만 설명이 길어질수록 오히려 더 불안해하시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지금은 논리적으로 이해시키려 하기보다 마음을 편안하게 해드리려고 노력합니다.


가장 힘든 건 보호자의 지침입니다

솔직히 몸보다 마음이 더 힘들 때가 많았습니다.

아이들 챙기랴 집안일 하랴 정신없이 하루를 보내는데 치매 돌봄은 하루도 쉬는 날이 없습니다.

혹시 넘어지실까, 갑자기 밖으로 나가실까 늘 신경이 곤두서 있습니다.

밤에도 깊게 잠들지 못하는 날이 많았습니다.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제 생활은 없어지고 하루 전체가 돌봄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었습니다.

특히 치매는 짧게 끝나는 병이 아니었습니다.

12년이라는 시간을 지나오면서 보호자도 함께 늙어간다는 말을 실감하게 됩니다.


그래도 가끔 마음이 뭉클해지는 순간이 있습니다

신기하게도 오래전 기억은 또렷하실 때가 있습니다.

어느 날은 젊은 시절 이야기를 아주 자세히 하시기도 하고, 손주들 어릴 적 이야기를 꺼내실 때도 있습니다.

평소에는 기억을 잘 못하시다가도 제 이름을 또렷하게 부르시는 날이면 괜히 마음이 먹먹해집니다.

치매 가족의 삶은 힘든 일만 있는 건 아니었습니다.

아주 작은 순간 하나에도 괜히 눈물이 날 만큼 마음이 흔들리는 날들이 있습니다.


치매 가족이 꼭 알았으면 하는 것

혼자 버티려고 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처음에는 가족이니까 내가 다 해야 한다는 마음이 컸습니다.

하지만 치매 돌봄은 생각보다 훨씬 긴 시간이 필요합니다.

혼자 감당하려 하면 결국 보호자가 먼저 무너지게 됩니다.

잠깐이라도 쉬는 시간, 누군가와 이야기하는 시간이 꼭 필요했습니다.


환자를 설득하려 하기보다 안심시키는 게 중요했습니다

치매 환자에게 계속 맞는 말을 설명하려 하면 서로 더 힘들어질 때가 많았습니다.

지금은 옳고 그름보다 어머님 마음이 불안하지 않게 해드리는 게 더 중요하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치매는 가족 모두의 삶을 바꾸는 병입니다

26년 동안 함께 살며, 그중 12년은 치매와 함께 살아왔습니다.

처음에는 막막했고 힘든 날도 많았습니다.
지금도 여전히 쉽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긴 시간을 함께 보내면서 가족이라는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되는 순간들도 있었습니다.

오늘도 저는 시어머님 식사를 챙기고, 같은 이야기를 여러 번 들으며 하루를 보냅니다.

그리고 내일도 아마 비슷한 하루가 이어질 것입니다.

그게 지금 우리 가족의 일상입니다.


FAQ

Q1. 치매 초기증상은 어떻게 시작되나요?

같은 질문 반복, 날짜 혼동, 물건 위치를 잊어버리는 모습 등 아주 작은 변화로 시작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Q2. 치매 환자와 대화할 때 가장 중요한 건 무엇인가요?

논리적으로 설득하기보다 불안감을 줄이고 안심시켜드리는 태도가 도움이 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Q3. 치매 가족이 가장 힘든 점은 무엇인가요?

끝이 보이지 않는 돌봄 속에서 보호자도 함께 지쳐간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혼자 버티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